산책의 시간, 2015

류제비

116.8x91.0cm

캔버스위에 뫨 아크릴

Angels: 미녀 삼총사 



물이 담긴 투명한 우리 그릇에 마치 칼로 잘라낸 듯 보이는 ‘칼라(Calla)’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보통 그릇에 꽃들만 담는데 비해, 류제비가 그린 그림에는 꽃이 없는 줄기 부분들도 그릇에 담겨져 있다.

와이? 왜 류제비는 일반적으로 버려지는 줄기 부분들도 꽃들과 함께 그릇에 담겨진 것으로 그려놓은 것일까? 이상한 점은 투명한 유리그릇에 담긴 물에 그려진 줄기들에서도 나타난다. 물론 꽃 줄기가 물 속에서 굴절된다.

그러나 류제비가 그린 유리그릇에 담긴 물에 그려진 줄기들은 물 밖의 줄기들과 별다른 문맥을 이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 이상한 점은 칼라가 담긴 유리그릇 밑의 그림자이다. 왜냐하면 그 그림자는 칼라가 담긴 유리그릇과 따로 놀듯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배경인 푸른색 부분도 수상하다. 언 듯 보면 그 푸른색은 마치 하늘처럼 보인다. 하지만 투명한 유리그릇 왼편 옆쪽을 보면 마치 누군가 바다에 돌멩이를 던져 물수제비를 일으킨 것처럼 표현되어져 있다.

흥미로운 점은 류제비가 적잖은 정물화에 그와같은 ‘물수제비’를 자주 그려놓았다는 점이다. 마치 잔잔한 마음에 작은 돌멩이 하나가 떨어진 심정을 표현이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 류제비는 꽃들 중에서 특히 칼라와 백합을 주로 그린다.

자, 이번에는 파랑 바탕에 흰색과 노랑색의 두 송이 칼라만을 그린 그림을 보도록 하자. 그 두 송이 칼라는 마치 서로 의지하듯이 서로 교차되게 그려져 있다. 칼라는 ‘천년의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흔히 신부들이 사랑하는 꽃 중의 하나로 간주된다.

노랑과 백색의 아름다운 곡선미를 지닌 화포에 쌓여있는 중앙에 마치 새끼손가락 모양의 붉은 옥수화가 피어있다. 물론 칼라의 옥수화 색은 원래 노랑이다. 와이? 왜 류제비는 옥수화를 빨강색으로 그려놓은 것일까?

혹 성적인 것을 상징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 그러고 보니 흰색과 노랑 칼라의 화포 끝이 사실보다 조금 길고 마치 액체가 흘러내는 것처럼 그려져 있어 적어도 나에게는 성적으로 느껴진다. 나에게 섹시하게 느껴진 이 작품을 류제비는 <달과 함께 사랑이 떠오르다(Love rises with the moon)>로 명명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칼라는 인생의 새로운 시작인 결혼식과 인생의 마지막인 장례식에 된다. 따라서 칼라는 인생의 시작과 끝을 의미하는 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인생의 시작과 끝 사이야말로 인생이 아닌가? 

- 류병학(미술평론가) 평론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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